랍비와 탈무드

탈무드에서 읽는 랍비의 지혜, 열번째

강이성 2020. 6. 26. 08:45

재물도 때로는 무용지물


예루살렘에 마르타라는 부유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부족한 것이 없었던 까닭인지 사치스럽고 낭비벽이 있었다.

그녀의 몸에서 은은한 향내가 풍겼고그녀의 발이 닿는 곳에는 언제나 한없이 보드라운 카펫이 깔여 있었다.

예루살렘이 적군에게 포위당해 기아에 시달릴 때도 그 이기적인 여인은 주변 사람들의 고통에 무관심했다.



 

어느 날그녀는 하녀에게 돈을 주며 말했다.

빵을 좀 사오너라가장 좋은 밀가루로 만든 빵이어야 한다.”
하녀는 빈 손으로 돌아와서 말했다.

좋은 밀가루로 만든 빵은 구할 수 없었습니다거친 밀가루로 만든 빵이라면 몇 덩이를 구할 수 있을 겁니다.”

마르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렇구나그 빵이라도 사 오너라.”

하녀가 다시 빈 손으로 돌아와 말했다.

그 빵도 다 팔렸다고 합니다거칠디 거친 밀가루로 만든 빵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마르타는 짜증을 내며하녀에게 그 빵이라도 사오라고 말했다.

하녀는 이번에도 빈 손으로 돌아왔다그때쯤에는 한 조각의 빵도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녀의 말에 깜짝 놀라마르타는 직접 밖에 나가 돈으로 무엇을 살 수 있는지 둘러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부드러운 카펫만을 밟던 그녀의 발은 울퉁불퉁한 돌길에 익숙하지 않았다.

따라서 몇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황금과 보석을 길에 내던지며 소리쳤다.

이런 재물을 갖고도 빵 한 조각을 구할 수 없구나!”

 

에스겔 선지자의 예언은 이렇게 성취되었다.

여호와의 진노가 내리는 날에는 그들의 은과 금도 그들을 건지지 못할 것이다.”(에스겔 7장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