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바르 황제와 무굴제국

아크바르와 비르발의 재치, 일곱번째

강이성 2020. 9. 1. 09:59

코끼리냐 악사냐?

 

한번은 황제가 라드와 카푸라고 하는 두 특출난 음악가의 감미로운 음악을 감상했다. 크나큰 즐거움을 느낀 황제는 그들의 뛰어난 음악적 기술을 인정하여 그들에게 코끼리 한 마리를 수여했다. 이 가난한 음악가들은 황제가 언짢아 할 것이 두려워 차마 포상을 거부하지 못했고 그 짐승을 부양하는데 엄청난 돈을 낭비해야 했다. 결국 그들의 잔고가 바닥나자 그들은 코끼리를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할지 고심했다.

그들은 한동안 서로에게 질문을 거듭했다, “만일 우리가 이 짐승을 계속 놔두면, 우리 아이들은 언젠가 길바닥에 나앉을거야. 하지만 저 놈을 어떻게 하지? 황제의 하사품은 처분할 수도, 다른 사람에게 줘 버릴 수도 없다고.”

결국 라드는 이 사치스럽고 존엄한 동물을 처리하기로 마음먹기에 이르렀다. “코끼리를 풀어놓자,” 그가 카푸에게 말했다, “목에 북이랑 현악기를 묶어 두면 이 성가신 녀석을 처리할 수 있을 거야.”

카푸 역시 이 생각이 마음에 들었고 그들은 바로 계획을 실행했다. 그들의 코끼리는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시내의 사람들을 괴롭히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결국 황제에게 이 민폐에 대해 항의했다. 아크바르는 당황해서 경찰 당국에 이 짐승의 주인을 찾아내라 명했다.

취조 결과, 경찰 당국은 코끼리가 황제가 라드와 카푸에게 하사한 코끼리라는 것을 밝혀냈다. 바드샤는 그 악사들을 의회로 소환하여 어째서 짐승을 떠돌아다니게 내버려 두었는지 물었다.

폐하!” 그들이 공손히 말했다, “저희는 그 코끼리를 일 년 내내 먹이고 재우며 음악을 가르쳤사옵니다. 코끼리가 이제 음악에 정통했기에, 저희는 그가 악기를 들고 나가도록 허락한 것입지요. 코끼리는 폐하의 광활한 제국을 널리 떠돌며 그의 감미로운 음악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 것이옵니다. 그럼 이제 코끼리도 스스로 벌어먹고 살 터이고 돈이 남으면 저희에게도 좀 나눠주지 않겠습니까.”

황제는 라드와 카푸의 잔꾀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고 그들에게 세입이 좋은 마을 하나를 포상으로 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