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비와 탈무드

탈무드에서 읽는 랍비의 지혜, 쉰네번째

강이성 2020. 10. 20. 03:24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

 

독실하고 너그러운 사람이 실패를 거듭했고, 결국에는 날품팔이로 일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어느 날, 그는 피곤에 지쳐 밭을 갈고 있었다. 한 아랍인이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

친구여, 당신의 운명은 6년 동안 풍요롭게 사는 것입니다.  6년을 언제 살겠습니까?

지금 살겠습니까. 나중에 살겠습니까? 선택하시지요.”

그 선량한 사람이 깜짝 놀라 물었다.

마법사이십니까? 그냥 가던 길을 가십시오. 당신과 거래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러고는 그는 농사일을 계속했다.

 

잠시 후, 아랍인이 다시 찾아와 똑같은 제안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 제안은 거부되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아랍인이 또 다시 찾아와 똑같이 제안했다.

그 선량한 사람은 아랍인의 끈덕진 제안에 적잖게 마음에 움직였던지 이렇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당신 제안을 두고 집사람하고 상의해보겠습니다. 나중에 우리 결정을 알려드리지요.”

 

그래서 그는 아랍인의 제안을 알려주고는 아내에게 물었다.

그의 말이 정말이라면,  6년을 언제 선택하는 게 낫겠소? 지금이 좋겠소, 우리가 늙은 때가 낫겠소?”

지금 즉시요!” 아내가 주저없이 대답했다.

그는 서둘러 아랍인을 찾아가 그들의 결정을 알려주었다.

아랍인이 말했다.

그렇게 될지어다! 집에 가보시오. 그럼 내 약속이 이루어진 걸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사이에, 밭을 땀흘려 갈고 있던 그 선량한 사람의 아들들이 흙속에 반짝이는 것들을 발견했다.

놀랍게도 그것들은 황금이었다. 아들들은 땅을 더 깊이 팠고, 더 많은 황금을 캐냈다.

그들은 너무도 좋아 환성을 내질렀다. 그들의 부모는 황급히 밭으로 달려갔고, 아들들이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선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지닌 여성답게, 갑작스레 부자가 되었다고 그때까지의 검소한 습관을 바꾸는 걸 용납하지 않았다. 그 황금들을 최선의 방향으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앞으로 6년 동안 우리는 풍요를 누릴 수 있다. 그런 행운을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도록 하자.”

그 후로 그 가족은 매일 선행과 자선을 베풀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특히 선량한 부인은 막내에게 매일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구호품을 빠짐없이 기록해두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6년이 흘렀다. 그 아랍인이 다시 선량한 남자를 찾아왔다.

친구여, 6년이 흘렀군요. 내가 주었던 황금을 돌려주시지요.”

당신은 진실을 말씀하셨더군요. 하지만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그때도 집사람의 조언을 듣고 최종적으로 결정했듯이, 이번에도 당신에게 보물을 돌려주기 전에 집사람과 상의해야겠습니다.”

그들은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남자의 아내가 선행을 기록한 공책을 아랍인에게 건네며 말했다.

당신의 황금이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손에 있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시면, 가져가십시오. 하지만 우리가 당신의 재물을 진실로 관리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하시면, 그 보물을 계속 우리에게 맡겨두시지요.”

아랍인은 황금을 관리하는 책무를 그 가족에게 계속 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