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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바르와 비르발의 재치, 다섯번째

아크바르 황제와 무굴제국

by 강이성 2020. 8. 20.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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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대실

 

한 가난한 남자가 어느 날 밤 꿈을 꾸었다. 꿈에서 그는 그가 사는 동네의 어떤 창부와 밤을 지새우고 그녀에게 모후르* 금화 열 닢을 주기로 약속했다. 어리석게도, 아침이 되자 그는 그의 이웃에게 꿈의 내용을 털어놓았다. 그 이웃은 친구에게 이야기했고, 이야기는 곧 삽시간에 온 동네로 퍼졌다. 소문이 그 매춘부의 귀에 들어가자, 교활한 그녀는 이 상황을 이용해 보고자 결심했다. 그녀는 그 가난한 남자에게 가서 약속대로 모후르 금화 열 닢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남자는 겁을 먹고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를 거덜 내기로 작정했는지 법정까지 끌고 갔다. 판사는 둘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었다. 그는 이 사건을 오랜 시간 숙고했지만, 국가의 법률 내에서 이런 이상한 사건을 다룬 판례가 없는지라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둘을 왕실 법정의 비르발에게 보냈다. 그의 생각에 비르발이야말로 이 괴상한 사건을 판결할 자격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비르발은 그들의 주장을 느긋하게 듣고는, 하인에게 커다란 거울 가져올 것을 명했다. 그는 모후르 금화 열 닢을 거울에 비치도록 늘어놓았다.

거울 안에 보이는 모후르 금화를 가져가게,” 그가 어리둥절하는 창부에게 말했다.

각하,”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이건 그냥 금화의 허상일 뿐입니다. 제가 이걸로 뭘 하겠습니까? 저는 실물을 원합니다, 그 그림자가 아니고요.”

그대는 어찌하여 상상 속 경험에 대해 실제 금화를 요구하는가? 그대의 소송은 금화의 허상만큼이나 비현실적이구먼.”

창부는 그 명료한 판결을 듣고 자리를 뜨려고 일어섰으나, 비르발이 그녀를 멈춰 세우고 말했다, “그대는 돈을 갈취하려는 사악한 의도로 여기 이 가난한 남성을 괴롭혔네. 벌도 받지 않고 갈 순 없지. 내 그대에게 두 달의 구금형을 선고하네.”

가난한 남자는 비르발의 빈틈없는 법의식에 무한한 감사를 표했다.

 

*모후르mohur : 1899년까지 유통되던 인도 금화. 15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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