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
바닷길을 오랫동안 항해하던 대형 범선이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그 배는 강한 바람에 휘말려 항로를 벗어났고,
표류하던 끝에 아름다운 섬에 닿게 되었다.
승객들은 배에서 내려 그 섬을 둘러볼 것이냐 않느냐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결국 승객들은 다섯 부류로 나뉘어졌다.
첫 부류는 배를 떠나지 않기로 결정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배에 남아 있을 겁니다. 순풍이 불어 닻을 올리면, 배가 항해를 시작할 것이고, 그럼 우리는 섬에 덩그러니 남지 않겠습니다. 아름다운 섬을 구경하고 싶은 즐거움을 포기하겠습니다.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지요. 우리는 여기에 있겠습니다.”
둘째 부류는 배에서 내리지만 해안 주변에서 잠시 머물며 꽃향기를 즐기고 맛있는 과일을 맛보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실제로 그렇게 했고 일찍이 배에 다시 돌아왔다. 그래도 땅을 밟고 원기를 조금이나마 되찾았기 때문에 첫째 부류보다는 나았다.
셋째 부류도 배에서 내려 섬을 둘러보았지만,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이 배에 돌아왔을 쯤에는 선원들이 닻을 올리고 있던 때였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혼비백산해서 배에 올랐지만 ,
원래의 좌석을 잃었고, 여행을 처음 시작할 때 차지했던 구역보다 덜 편안한 구역을 차지한 것으로도 만족해야 했다.
넷째 부류는 섬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섬에 널려있는 온갖 즐거움을 마음껏 만끽했다.
따라서 배가 출발하겠다고 울리는 종소리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조금만 더 있습시다. 항해를 시작할 준비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테고, 설마 선장이 우리를 두고 떠나겠습니까.”
그래서 그들은 계속 해안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마침내 배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때서야 그들은 당황하며 서둘렀고, 허겁지겁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쳤고 겨우 배에 올라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때 상처가 아물지 않아 크게 고생했다.
다섯째 부류는 어떻게 됐을까?
그들은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종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배가 떠난 뒤에야 그들은 크게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필이면 그때 맹수들이 덤불에서 뛰쳐나와 몇몇을 잡아먹었다.
그 위기를 벗어난 사람들은 달콤하게 보이는 열매의 유혹에 견디지 못했고,
결국 그 안에 감추어진 독에 모두가 죽고 말았다.
배는 우리를 최종 목적지, 즉 천국으로 인도하는 선행을 상징한다.
섬은 이 세상의 즐거움을 상징한다.
첫째 부류는 세상의 즐거움을 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절제하며 즐길 수 있었지만 애초부터 단호히 거부했다.
둘째 부류는 제공된 즐거움을 받아들였지만, 본연의 책무는 망각하지 않는 현명함을 발휘했다.
셋째 부류는 절제력이 약간 부족했지만 다행히 제때에 실수를 바로잡았다.
넷째 부류는 최후의 순간에 목숨을 건졌지만 결코 완전히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다섯째 부류는 미래를 잊고 현재의 즐거움에 깊이 빠져들어 책무마저 등한시했다.
따라서 경고의 종소리를 듣지 못했고, 그 대가로 나태하고 무용한 사람이 피해갈 수 없는 최후를 맞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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