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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에서 읽는 랍비의 지혜, 서른세번째

랍비와 탈무드

by 강이성 2020. 8. 20.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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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한 상인이 가방을 짊어진 채 멀리 떨어진 도시에 가고 있었다.

그 가방에는 500개의 금전이 있어그는 큰 걱정에 빠졌다.

이 돈을 이렇게 갖고 다니다 도둑을 만나면 모두 빼앗길 텐데.

필요할 때까지 어딘가에 감춰두어야겠어.”

그래서 그는 비밀스런 곳을 찾아냈고그곳에 땅을 파고 가방을 묻어두었다.

물론 상인은 자신의 행동을 훔쳐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가 가방을 묻던 곳 옆의 담벼락 구멍으로 그를 지켜보던 사람이 있었다.

상인이 그곳을 떠나자마자,

그가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가방을 파낸 후에 쏜살같이 사라졌다.

 

며칠 후상인이 황금을 묻어둔 곳에 돌아왔다.

적절한 거래 상대를 만났고거래를 하려면 황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상인은 황금이 없어진 것을 알고는 낙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하면 좋지황금을 감추는 걸 지켜보던 사람이 없었는 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고담벼락에서 작은 구멍을 찾아냈다.

담 너머에 있는 집의 주인이 그가 황금을 묻는 걸 보고는 훔쳐갔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상인은 마을 사람들에게 그 집의 주인에 대해 탐문했다.

충분한 정보를 확보한 후상인은 그를 찾아갔다.

당신이 뛰어난 지혜를 지녀 훌륭한 조언을 많이 해준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저도 당신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사업차 여기에 오면서금전을 가득 채운 가방 두 개를 가져왔습니다.

하나에는 500개의 금전이 들었고다른 하나에는 800개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내가 돈을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이 없어,

금전 500개가 든 가방을 은밀한 곳에 묻어두었고,

800개가 든 가방은 지금도 힘들게 내가 갖고 다닙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합니다.

그 가방을 첫 번째 가방을 묻어둔 곳에 감추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이곳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사람을 찾아그 사람에게 맡기는 게 나을까요?”

집 주인이 대답했다.

제가 감히 조언한다면당신 돈을 누구에게도 맡기지 마십시오.

첫 번째 가방을 묻어둔 곳에 그 가방도 감추어 두는 게 더 나을 겁니다.”
그리고 그 교활한 집 주인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 친구가 그곳을 다시 찾아가 황금 가방이 사라진 것을 알면,

다른 가방을 그곳에 묻어두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훔친 금전을 그곳에 가져다 놓아야겠어.

그럼 이 친구가 안심하고 다른 가방까지 그곳에 숨길 것이고,

나는 황금으로 가득한 가방 두 개를 챙기는 거야.”

 

집 주인은 그런 생각을 행동에 옮겨훔친 가방을 원래의 곳에 가져다 놓았다.

그 직후상인은 그 비밀의 곳을 찾아가잃어버렸던 가방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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