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에서 읽는 랍비의 지혜, 쉰여덟번째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라

 

랍비 조슈아 벤 샤나니아는 깊은 학식을 지닌 것으로 유명했지만 지독히 못생긴 사람이었다.

어느 날, 트라야누스 황제의 딸이 길에서 조슈아 랍비를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

“어떻게 저렇게 못생긴 얼굴에 엄청난 지혜가 담긴 거지?”

랍비는 그런 무례한 말에도 화내지 않고, 공주와 대화하기 시작했다.

“공주님은 어떤 그릇에 포도주를 담아두십니까?”

“흙으로 빚은 토기에 담아둡니다.” 공주가 대답했다.

“토기라니요! 황제궁에 토기라니, 너무 절약하시는 것 아닙니까? 공주님이라면 포도주를 은그릇이나 금그릇에 담아두셔야지요.”

랍비의 조언을 받아들여, 공주는 모든 포도주를 은그릇으로 옮겼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포도주가 시큼하게 변질되었다.

 

트라야누스 황제는 포도주가 변질된 걸 알게 되자 불같이 화를 내며 공주를 불러들였다.

공주는 조슈아 랍비의 조언을 따른 것이라고 변명했다.

황제는 곧바로 조슈아 랍비를 끌고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어떻게 내 딸에게 그렇게 엉뚱한 조언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황제가 랍비에게 나무라듯 말했다.

“폐하, 저는 건전한 교훈을 공주님에게 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공주님은 외모로 모든 것을 판단하시는 듯합니다.

​제 못생긴 얼굴과 외모를 두고 경멸적으로 말씀하셨거든요.

​저는 포도주가 보잘것없는 토기에 있어야 제대로 보관되듯이 지혜도 그렇다는 걸 공주님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입니다.”